낮에나온 반달

소녀를 지켜준 부엉이 1

초원의 호수 2024. 1. 31. 21:34

(1화 , 낫을들고 위협하는 복면)

 

정이는 양평에서 중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여름방학이 되자
할머니가 계신 시골에 내려왔다.
3년째 삼밭을 하고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정이를 끔찍이도 이뻐했다.

이제 2년만 더 하면 삼 일이 모두 끝나 다시 양평으로 돌아갈 예정인데 두 노인네는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공기도 좋고 인심도 좋으며
자연을 벗 삼아 생활한다는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다만 동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외따로 살기 때문에 처음엔 무서웠지만
그것도 처음에만 그럴 뿐 이젠 익숙하여 무서울 것도 없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삼밭에 김을 매 줄 일꾼들이 많았다.
먼저번 양평 부근에 삼을 심었을 땐 일꾼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거기 사람들은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품삯은 많이 달라고 한다.
하지만 이곳은 그렇지가 않다. 여기 사람들은 일도 잘했고
품삯도 그다지 비싸지가 않았다.

주로 일꾼들은 여기서 2~3킬로 떨어진 동네 사람들이며 7.8명 정도가 
약 20일 가량 김을 매야 완전히.끝난다. 한번에 일꾼들을 많이 부르면

좀 더 일찍 끝나겠지만 조그만 시골 마을이다 보니 사람이 그렇게

많은건 아니다.

 

품삯은 10일에 한 번씩 주는데 내일이 품삯을 주는 날이다
돈은 낮에 정이 아버지가 가지고 왔다. 정이 아버지는 바쁜 일이 있다며
돈만 내려놓고 황급히 가버렸다.

전 같으면 삼밭을 들러보며 하룻밤을 자고 갔는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정이 아버지로선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양이다.

그날저녁, 할아버지는 내일 나누어줄 일꾼명단을 정리하였다.
돈과 장부정리를 모두 마치고 돈은 적삼에 뚤뚤 말아 쌀자루 속에 묻어 두었다.
그때 밖에서 정이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할아버지가 밖으로 뛰어 나갔는데
정이는 마당 한가운데 서서 계속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마당 끝에는 커다란 상수리나무가 있었는데 그 상수리나무 위에 커다란 새가 앉아 있었다.
부엉이 었다. 정이는 부엉이를 보고 놀라소 비명을 지른 것 같다.
할아버지는 저 새는 물지 않으니 괜찮다고 하며 정이를 방으로 데려갔다.

까치나 다른 짐승들은 곡식과 농작물을 망쳐 놓지만 부엉이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쥐 나 뱀을 잡아먹기 때문에 고마운 새라고 할아버지가 설명하였다.
그리고 부엉이는 외딴곳에 살고 있는 우리를 지켜주는 식구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날밤... 열 시가 넘었을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러더니 방문이 열리면서 얼굴에 복면을 한 남자가 손에는 낫을 들고뛰어들어왔다.
그 복면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정이를 아랫목으로 몰아넣었다.
소리를 지르면 죽여 버리겠다고 낫을 휘둘러 댔다.

그리고 이불이나 살림살이를 이리저리 내 던지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복면이 찾는 것은 돈이었다. 아까 낮에 정이 아버지가 돈을 가지고 온 걸 아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내일이 품삯 주는 날이라 돈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가.

장롱과 이불속 책상 등 돈이 있을만한 곳은 모두 뒤져 보았지만 돈은 찾지 못했다.
그러자 복면은 돈이 있는 걸 아니까 내놓으면 살 수 있고 안 내놓면 모두 죽인다고 하며
낫으로 벽에 걸려있는 옷을 힘껏 내리쳤다. 옷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늘 돈이 안 왔어요!! 내일오전에 오니까 내일 오시면 그때 드리리다"...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했지만 복면은 거짓말 이라며
빨리 주지 않으면 모두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한다.
할아버지가 주머니에서 5천 원을 꺼내 들며 이게 전부라고 하자
복면은 5천 원을 잽싸게 낚아채었다

"나도 3천 원있수 "
옆에 있던 할머니가 3천 원을 꺼내 주었다. 모두 8천 원을 챙긴 복면은 정말 돈이 없는 줄 알고
" 신고하면 모두 죽이고 집을 불살라 버리겠다고" 협박한 뒤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할아버지 옆에 있던 할머니께서...
"혹시 태주 아니야? 먼저번 우리 집에 일하러 왔던 청년" ,,, 하고 아는 척을 한다

할머니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입을 막았지만 이미 늦었다.
할아버지도 복면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척 하고 것이다.

복면은 마악 방문을 나서려다 할머니의 한마디에 주춤하며

나가려던 발길을 멈췄다. 신분을 숨기기위해 복면까지 했지만 이미 나를 알고

있었단 말인가 ,

복면은 망서림 없아 몸을돌렸다. 정체가 탄로 났기 때문에 이대로 갈 수가 없었다.
복면은 낫을 번쩍 들고 금방이라도 죽일듯한 무서운 기세로 다가오고 있었다.
정체가 드러난 이상 모두 살려둘 수 없다는 것이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