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나온 반달

임진강 물로 침투한간첩 1

초원의 호수 2024. 1. 23. 15:35

임진강 상류 휴전선 GP에서 한밤중에 몇 발의 총성이 울렸다.
한밤중에 GP에서 총성이 울렸다면 당연히 비상이 걸리고 
중부전선 전방 부대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혔다.
총을 쏜 병사는 임진강 보초 근무를 서던 초병이었다.

그곳 휴전선에는 임진강 물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있고 간첩들이 
임진강물을 이용해 침투할지 모르기 때문에 경계를 소흘리 할 수 없는 곳이다.
한밤중에 초병이 보초를 서는데 임진강 북한 쪽에서 시커먼 물체가 
강 하류로 흘러오지 않는가.

그곳을 지키던 병사는 혹시 잘못 보았나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나 검은 물체는 이미 강 하류의 어두운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에 수분 정도가 지났을때 다시 검은 물체가 떠내려고 오고 있었다.
병사는 그 검은 물체를 향하여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한밤중에 갑작스런 총소리에 부대는 발칵 뒤집혔고 동시에 전방3군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날부터 그 지역엔 간첩 수색작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북한에서는 주로 녹음이 우거진 6월에 간첩을 많이 침투시키는데 이번에는 
임진강 물을 이용해 침투 시킨 것 아닌가 하고 .

그러나 며칠 동안 수색 작전을 펼쳤 으나 간첩은 커녕 
간첩이 넘어온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초병이 잘못 보았거나 아니면 보초를 서며 오발 사고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군 비상위는 초병의 실수로 결론짓고 간첩 수색 작전을 종결 짓기로 하였다.

그런데 철수가 시작되던 그날 .사건 현장으로부터 수 킬로 떨어진 
임진강 하류인 북삼리 부근에서 북한 것으로 보이는 잠수복과 오리발이 발견 되었다. 
잠수복과 오리발은 북한군 것임이 틀림 없었고 이에 따라 간첩 수색작전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날짜도 많이 지났기 때문에 수색망을 멀리까지 확대 시켰다.
작전지역 동내 예비군도 동원되어 마을 어귀마다 진지를 만들고 매복 에 들어갔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간첩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장마철 이어서 비는 장대처럼  퍼부었고 간첩 수색 작전에 참여한 
병사들의 고생과 아군의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1개월 정도가 지났을 무렵, 대간첩 비상위는 수색작전을 종결짓기로 하였다 

그동안 주민들의 신고가 없었고 간첩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므로  간첩이 침투 했다면

이미 작전 지역을 빠져 나갔을거라 판단 됐다...

 

거기다 임진강 상류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발견한 것 외에는 목격자도 

신고도 없었기 때문에 명분도 너무 약했다.

간첩 작전은 대게 1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

그동안 간첩작전에 참여했던 병사들의 철수가 시작되었다.  
장맛비는 장대처럼 쏟아지고 있었고 시골 마을엔 철수하는 병력 수송 차량과 
산에 매복했던 수색병들의 철수 행렬로  줄을 이엇다.
거의 1개월 가까이 간첩 작전을 펼쳤으나 간첩은 물론 간첩이 침투한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작전을 종결짓는 것이다.

이제 병력 대부분은 거의 빠져나가고 뒤쳐진 병사들만 마지막 철수를 하고 있었다.
연천의 백석리 쪽에서는 1개 소대 정도의 병력들이 아무 말 없이 걷고 있었다.
이 병력들은 백석리 뒷산인 00산에 매복해 있다가 뒤늦게 철수 명령을 듣고 
맨 마지막 철수를 하는것 같았다.

병력을 태우고 갈 수송 차량은 2킬로가량 떨어진 유촌리 앞 다리위에 대기하고 있었고
도리산에서 내려온 병력은 금바우를 지나 백석리까지 아무 말 없이 걷고 있었다.
비에 젖은 군복과 군화는 천근만근이었고 며칠간 잠도 제대로 못 잤기에 
눈이 저절로 감겼다.

그렇게 백석리 입구까지 거의 가까워 올 무렵. 

말없이 걷고 있던 병사 한 명이 무심코 고개를 돌려 벌판을 바라보았다.
모내기가 끝난 농촌 벌판에는 벼가 파랗게 자라고 있었지만 대간첩 작전 때문인지 
아니면 장맛비 때문인지 농민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약 3~40 미터 정도 떨어진 논둑 풀 숲에서 사람의 손이 
불쑥 올라왔다가 다시 사라지는것 아닌가
아무도 없는 벌판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손만 불쑥 올라왔다 
다시 사라졌다는건 간첩 추격 중에는 상당히 의심 스러운 것이다.

.( 2편에 계속)

북삼리 앞 임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