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라는데 다 걸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세상을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는 기적을 당신은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동전을 듬뿍 넣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해도 당신 사랑이다.
너무 아끼는 책을 보며 넘기다가,
그만 책장이 찢어져 난감한 상황이 찾아와도
그건 당신의 사랑이다.
누군가 발로 찬 축구공에
맑은 하늘이 쨍 하고 깨져버린다 해도,
새로 산 옷에서 상표를 떼어내다가
옷 한 귀퉁이가 찢어져버린다 해도 그럴 리 없겠지만
사랑으로 인해 다 휩쓸려 잃는다 해도 당신 사랑이다.
내 것이라는데,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이라는데
다 걸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무엇 때문에 난 사랑하지 못하는가,
하고 생각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사랑을 '누구나, 언제나 하는 흔한 것'
가운데 하나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왜 나는, 잘하는 것 하나 없으면서
사랑조차도 못하는가, 하고 자신을 못마땅해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사랑을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흔한 것도 의무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다.
사랑해라, 그렇지 않으면 지끔까지 잃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있을 때만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며,
아름다운 사람이다.
- 이병률 산문집 끌림 중에서...-

번화가의 여자의 술 - 오오가와 에이사쿠,경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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