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일본에서
7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노후를 누구와 보내고 싶냐는 질문에
70대 남성 69퍼센트가
"반드시 아내와"라고 답한 반면,
70대 여성 66퍼센트가
"절대 남편과 안 보내"라고 했다.
우리나라 우스갯소리에
이사 갈 때 남편은 혹시 놓고 갈까봐
"이불짐 위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고 보면
남의 나라 얘기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부부의 일생은 이처럼 엇박자이다.
여성의 삶의 화두는 사랑, 가족, 가정에서
친구와 사회로 나아가는 반면에
남성은 취업, 동료, 사회에서
사랑, 가족, 가정으로 옮아가는 엇갈림의 길이다.
딱히 누구 잘못이라고 탓할 수 없이
서로 외롭고 힘든 부부관계가 되는 것이다.
엇갈림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여성의 사회화, 남성의 가정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성들은 인생에서 결혼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고 지나치게 가정에 매몰된다.
남편과 가정 안에서
인생의 모든 만족을 얻으려 하면
그만큼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 남편이 아내로 하여금
다양한 인간관계와 사회할동을
집안살림과 병행하도록 도와야 한다.
남편만 바라보고 살면서
섭섭함을 쌓아가게 하는 것보다
일상의 작은 분담이
길게 보면 아주 현명한 것이다.
아내 또한 남편이 가정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 땅의 남편들은
"어머니의 실패작"이라는 말처럼
가정화의 교육을 받지 못했다.
가족과의 관계는
젊어서부터 역사를 가져야 하며
나중에 돈과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려줘야 한다
부부(夫婦)의 일생 중에서